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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

관리자 2026-06-22 조회수 165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울트라마라톤 기록 보유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대자연 속에서 40년 동안 기록해온 수많은 생명의 관찰기이다.

마흔의 나이에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정교수직을 반납하고 돌연 메인주 숲속에 오두막을 지은 하인리히는 집이자 실험실인 그곳에서 온갖 생물을 탐구하며 독자적인 연구를 이어갔다.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는 그가 평생토록 숲에서 만난 모든 생명에 관한 기록으로, 하인리히 에세이의 결정판이다.


자연을 사랑해서 숲에 살기를 선택한 90세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 1970년대에 곤충학 정교수직을 반납하고 메인주 숲으로 들어간 그는 오두막을 짓고서 그곳을 집이자 실험실로 삼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유년시절부터 친구들과 벌집을 찾고, 너구리를 사냥하고, 곤충을 수집하며 자연을 가까이해온 그는 마흔에 편리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숲속으로 들어가 자연의 현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저명한 생물학자인 하인리히는 미국 울트라마라톤 기록을 보유한 러너이기도 하다. 숲길을 달리다 보면 뜻밖의 연구 대상을 마주치기도 한다.

땅에 떨어진 채 죽을 위기에 처한 딱따구리를 집으로 데려와 보살핀 것도, 큰 잣나무 안의 아비새 부부 둥지를 찾은 것도 모두 러닝을 즐기다 마주친 우연한 발견이었다.

오두막을 통나무로 짓다 보니 겨울이면 낯선 손님들이 아늑한 실내로 찾아들기도 한다. 클러스터 파리나 사슴쥐 떼와 동고동락하며 이들의 생애를 연구하는 것 또한 그의 일상이다.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읽고 “하인리히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다. 나도 죽기 전에 이런 책 한 권을 쓰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직접 보고 만지며 관찰한 숲속 모든 존재의 이야기가 속속들이 담긴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는 하인리히가 남긴 모든 기록을 총망라한 연구 일지다.

평생을 생물학에 전념했지만 그의 연구 열정은 지치지 않는다. 하인리히는 90대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소년처럼 설레어 하며 왕성한 연구를 이어간다. 자신이 몸담은 거대한 숲이 매번 새로운 관찰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송장벌레 부부가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동물 사체를 어떻게 옮기는지 궁금했던 하인리히는 나무 그루터기 사이에 방충망을 걸쳐놓고 그 밑 땅에 등을 대고 누운 채 관찰을 시작한다.

상모솔새가 영하 30도를 웃도는 매서운 추위에 어찌 살아남는지 확인하고플 땐 어두운 밤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 구멍 안에 손전등을 비춰 일일이 둥지를 조사한다. 직접 찾아내고 오랜 시간 관찰하며 스스로 원리를 깨치는 것이야말로 하인리히다운 접근법이다.

그가 발견한 건 객관적인 생물학 이론만이 아니다.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에는 이전과는 다른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삶의 통찰이 녹아 있다.

변소로 쓸 구덩이를 파다 오랜만에 딱정벌레를 마주친 하인리히는 딱정벌레가 달팽이를, 달팽이가 풀을, 풀이 토양을, 토양이 배설물을 흡수하며 이어지는 생명의 순환 구조를 떠올린다.

또 코끼리에게 뜯어 먹히고 쓰러진 뒤 오히려 더 깊이 뿌리를 내려 다양한 생김새로 자라나는 모파네를 보곤 식물들도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는 이렇게 숲속 일상 곳곳에서 자연 속 모든 구성 요소가 실은 둥글게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걸 실감한다.

하인리히는 숲속 생명을 인간과 비인간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에게 모든 생명은 저마다의 이름과 소속을 가지고 주어진 삶을 영위해나가는 평등한 존재이며, 살아남기 위해 공생하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탐구욕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가 가장 사랑하는 새인 큰까마귀는 먹이가 없는 한겨울의 숲에서 동물 사체를 발견하면 특유의 울음소리로 서로의 위치를 알린다.

하인리히도 자연의 질서를 거스를까 봐 걱정하지만, 오래 봐온 피비 부부의 둥지를 공격하려는 다람쥐나 자기 알을 몰래 끼워 넣으려는 찌르레기를 목격하면 녀석들을 대신 쫓아주곤 한다.

숲의 상징은 흔히 나무라고들 하지만 하인리히는 나무가 숲의 주인공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개체를 소중히 여기고, 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숲에 머물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야말로 진정 그곳을 가꾸는 일이라는 게 그의 가치관이다.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매력적인 특성과 이야기가 빼곡히 깃들어 있는 법이다.

추천의 말을 보탠 천선란 소설가의 말처럼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한 권으로 지구의 생김새를 자세히 볼 수 있게 되는” 경이로운 안내서다.

출처 : 에코타임스(http://www.ecotig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