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소개
책이 처음 나온 건 1926년이었다. 원래 지도 출판업자였던 저자는 고대 바빌론을 배경으로 재테크에 관한 짧은 우화들을 엮어 소책자 형태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자 단행본 형태로 출간해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성장기와 맞물려 ‘개인 금융’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여러 언어로 번역돼 지금까지 100년 동안 ‘부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 책을 자신의 사상적 뿌리로 언급했고,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를 시총 1조 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일군 찰리 멍거는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실천하자 정말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빌론은 기원전 18세기 무렵부터 수천 년 동안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였다.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인류 최초로 화폐(은화)를 유통시켰고, 이자와 약속어음 같은 현대적 금융 시스템의 기초가 만들어진 곳이다. 저자는 “바빌론은 그 시대에 가장 부유한 시민들이 살았던 도시였고 그래서 고대 세계에서 가장 번영한 도시가 됐다”면서 “바빌론 사람들은 돈을 벌고, 지키고, 그 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건전한 금융 원칙을 실천하며 살았다”고 말한다. 저자가 바빌론을 불러들여 재테크 원칙들을 제시한 것은 단순히 어제의 유행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검증된 변치 않는 진리’라는 권위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책은 수레 기술자 빈사르와 리라 연주자 코비의 한탄으로 시작한다. “황금을 가진 자들이 누리는 그 많은 좋은 것들을 왜 우리는 정당하게 나눠 가질 수 없는 거야.” 둘은 바빌론 최고의 갑부이자 어린 시절 친구였던 아카드를 찾아 나선다. 부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아카드는 평범한 점토판 필경사에 불과했던 자신이 어떻게 막대한 부를 일궜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아카드가 강조한 것은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지불하라(Pay Yourself First)’였다. 현재까지 재테크의 원칙으로 회자되는 명언이다. 아카드는 부자가 되기 위해 대부업자 알가미시를 찾아 조언을 구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알가미시는 “내가 번 돈의 일부는 반드시 나를 위해 남겨두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비로소 부를 얻는 길을 찾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카드는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번 돈은 전부 내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렇지 않다. 알가미시의 설명을 빌리면, 우리는 옷과 신발 그리고 먹는 것을 사면서 돈을 쓰지만 그것은 “너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번 돈은 모두 남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번 돈을 모두 써버리는 행위는 남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 된다.
알가미시는 “돈을 벌면 그 일부는 반드시 자기 몫으로 남겨야 한다”면서 “얼마를 벌든 적어도 10분의 1은 떼어 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빚이 많거나 수입이 적어도 10분의 1은 손대지 말아야 할 ‘나의 몫’이라는 얘기다. 조언대로 실천해 성공을 거둔 아카드는 “수입의 10분의 9만 쓰고 10분의 1을 저축하는데도 이전과 다름없이 잘 살 수 있었고 부족함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일반적으로 소득 가운데 (남을 위해) 지출을 하고 남는 것을 저축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소득에서 우선 (나를 위해) 저축을 하고 남는 돈을 지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바빌론의 방식이다.
책에는 시대를 초월해 지금도 유효한 자산 관리 원칙이 쉴 새 없이 등장한다. 10분의 1일을 떼어 놨다면 다음은 지출 관리가 필수다. 이때 꼭 필요한 지출과, 수입으로 감당할 수 없는 욕망을 구분해야 한다. 종잣돈은 불려야 한다. 저축한 돈은 나를 위해 일하는 ‘노예’와 같다. 저자는 “노예들이 일하면 그 자식도, 자식의 자식도 일하기 시작해 마침내 막대한 수입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투자된 종잣돈은 이자를 낳고, 그 이자가 다시 이자를 낳게 만드는 ‘복리의 원리’를 설명한 것이다. 쌓아 놓은 돈을 지키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금은 안전한 곳에 투자해야 하고, 사기나 일확천금의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저자는 자산 관리에서 ‘믿을 만한’ 전문가에게 조언받을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어느 정도 돈을 모았다면 “더는 젊지 않을 미래”를 대비해 알맞은 수입을 마련하고, 또 곁에서 가족을 위로하고 돌볼 수 없을 때를 위해 이들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는 보험, 저축계좌, 믿을 수 있는 투자라는 든든한 성벽 뒤에 살아간다”면서 “충분한 대비 없이 살아가는 건 무모한 짓”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이 100년의 세월을 이어오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비결은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를 다루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유튜버로 유명한 박곰희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오늘날 수많은 재테크 정보와 화려한 투자 전략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더 자주 흔들리는 것은 ‘방법’이 아니라 ‘원리’를 놓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재테크 방법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책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아니면 남을 위해 일하는 노예의 삶을 살고 있는가.
⊙ 세·줄·평★ ★ ★
·돈을 벌고 지키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단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코스피 1만을 바라보는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원칙부터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